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것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하며 이를 비판한 일부 내각 인사들을 향해 "경제를 고려해 발언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총재는 1월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 정책 책임자들이 비판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어떻게 경제 운영이 정치적 과정에서 분리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최상목의 결단, 비판과 지지 사이
앞서 12월 31일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권한대행 등 일부 내각 인사들이 반대 의견을 제기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이러한 반대 의견을 겨냥하며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국제적으로 외환 및 금융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또 다른 탄핵 사태가 발생한다면 신용 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일단 신용 등급이 하락하면 이를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용 등급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결정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안정성을 위한 최상목 권한대행의 역할
그는 "(최 권한대행의 이번 결정은) 해외에서 리더십 탄핵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며, 이를 통해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하고 경제 안정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결정을 내린 최 권한대행이 매우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금리 결정과 향후 경제 전망
1월 금리 결정과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 결정 이후로 소비 심리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소비 데이터가 얼마나 악화되는지, 정부 결정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1주일간 환율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것"이라며 "정치 과정과 경제가 분리되어 있음을 국제 주요 기관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경제를 위한 한국은행의 비전
한편, 이날 신년사에서 이 총재는 "2025년은 대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해"라며 "한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위해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디지털 화폐 도입과 기후 변화 대응을 포함한 중장기 과제들에 대한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하며 "국민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강력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제적 신뢰를 구축하려는 한국은행의 의지를 보여주며, 2025년 경제 운용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